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평가 (문단 편집) ==== 엇나간 탈영웅 서사의 대가 ==== 이번 에피소드에서 내세운 '탈신화화', '탈클리셰화', '탈영웅서사화'의 메세지 자체가 처음부터 위험성이 큰 시도였다.[* 이 말은 '그러므로 변화를 추구하지 말자'라는 말이 아니다. 그런 변화를 추구하기로 결정했다면, 처음부터 단단히 준비하고 철저히 계획을 세운 다음에 변화를 시도했어야 했다는 말이다.] 관객들은 그동안 스타워즈 시리즈 전체에 걸쳐서 온갖 극적 장치들을 용납하고 받아들였다. 어차피 우주 신화물이다. 주인공 일행이 위기에 처해도 누가 극적으로 타이밍 3초도 틀리지 않고 나타나서 도와 주거나, 2초만 늦었어도 파국이 일어날 것을 1초 전에 스위치를 눌러서 막았다고 해도 넘어간다. 아무리 전투력에서 1만 vs 1의 압도적인 차이의 전투가 뒤집혀도 다들 그러려니 넘어간다. '제다이니까', '스타워즈니까', '포스가 함께하니까' 그 말 뒤에 숨은 의미는 스타워즈의 문법과 스타워즈의 클리셰 속에서 이미 납득하고 넘어갔기 때문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쉽게 예를 들어 바둑을 두면, 집을 지으며 상대방을 압박하는 것을 누구나 당연하게 여긴다. 이 상황에서 막가파로 알까기하듯이 돌을 튕겨 집을 깨부수면 그 누구도 그것을 바둑이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에 이런 다소 엉성할 수 있는 이야기의 구조를 거대하게 보호하던 '스타워즈 신화'의 쉴드를 걷어 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그때부터 신화가 아닌, 리얼한 SF영화나 서스펜스물을 보는 기준을 메스처럼 들이대는 심리적 기제가 관객들 마음 속에서 작동하기 시작한다. '그럼 저 어처구니 없는 함대전은 뭔가' '당최 거대 질량체에다가 광속 드라이브 부착해서 투사하면 전쟁 끝이었네? 워프같은 개념이 아니었나?' '그럼 지금까지 제국과 공화국은 이 영화 시리즈 전체를 걸쳐서 무슨 의미없는 함대전을 펼쳐 왔었나?' '어쩜 저리 칼 같은 타이밍에 지원이 올까?' '저 행성에 도대체 왜 갔지? 나중에 나오는 반전을 따져보면 굳이 방문하는 의미가 없잖아.' 이런 식으로 보류했던 의문들을 하나 둘 꺼내기 시작하는 것이다. 윗 문단들에서 상당히 많은 분량으로 전개의 허술함을 토로하는 비판들은 과거 스타워즈 시리즈의 유산을 제거했다고 나오는 감정섞인 보복심의 발로가 아니다. 바로 이런 기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물론, 위에서 말한 스타워즈 세계의 전통 요소를 처음부터 인정하지 않았던 관객이었다면, 지금까지 스타워즈 이야기를 한 두 편 보고 아예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간주하여 떨어져 나갔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적어도 8번째, 로그원까지 포함해서 9번째 이어진 작품을 개봉하자 마자 극장으로 달려간 팬들이라면 그런 쪽이 아닐 확률이 매우 높다. 스타워즈의 전통에 도전장을 던지고, 새로운 출발을 하려고 했다면, 이번에는 빈틈없는 설정과 설득력 있는 전개로 뭉쳐서 우주신화인 스타워즈 시리즈 에피소드 8이 아닌, 일반 영화 라스트 제다이로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러기에는 준비가 덜 되어 있었다. 스타워즈의 전개, 신화, 클리세는 필요할 때만 나타나서 비평을 차단하고, 필요 없으면 꺼져주는 선택적인 기제인가?[* 당연한 소리겠지만 라제를 본 사람들의 상당수는 전작들의 영향으로 보게 된 사람들일 것이다. 물론 진짜로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전체 비중에서 보면 스타워즈 시리즈 중 한 편이라도 본 사람과 단 한 편도 본 적이 없는 사람 중 누가 더 많을까? 그리고 당연하지만 이를 제작하는 측에서도 후자보다는 전자에 더 기대해야 한다. 스타워즈라는 40년 전통의 영화인 만큼 그 40년간 다져진 팬층은 두터울 것이고 영화 한 편이 나올 때마다 이 팬들은 영화를 보아 이들에게 돈을 안겨줄 테니까 그리고 그것을 위해선 전작이나 전 시리즈를 계승할 필요가 있다. 당장에 루크에 대한 혹평 역시도 클래식 시리즈에서의 모습과 다른 모습에서 기인한 것이다.] 감독이나 기획자는 스타워즈라는 함선을 새로운 세대로 탈출시키려고 한다. 그런데 오래된 스타워즈의 문법이라는 방어막이 거치적 거리는 것이다. 그래서 '요다의 번개불'을 소환해 그것을 걷어 냈다. 그럼 그 순간부터 적용되기 시작하는 '스타워즈가 아닌 일반적인 영화를 볼 때 구사하는 대중의 날카로운 비평'이라는 함포 사격을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을까? 그래서 야심차게 내놓은 '탈 영웅서사'라고 올린 드높은 기치는 정작 결과를 보니 그냥 말 뿐이었다. 이 영화가 내민 탈영웅서사는 결국 지금까지의 주인공들과는 차원이 다른 '흠결 없이 완벽한 영웅' 레이의 더 강화된 영웅서사이고, 그것을 위해 기존의 영웅들을 희생물로 내던졌을 뿐이지, 영웅서사를 벗어난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영웅서사의 경우 거의 대부분은 영웅은 어떻게 영웅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고(계기) 영웅은 어떻게 강해졌고(성장) 영웅은 무엇을 하여 영향을 끼쳤는가로 구성된다.(활약) 활약은 아직 논할 단계가 아니라고 쳐도 계기와 성장이 남아있는데 계기는 그래도 라제가 아닌 깨어난 포스에서 나왔으니 문제될 건 아니다. 진짜 문제는 성장, 루크도 대고바에서 실패와 훈련을 겪어가며 성장했는데 레이는 그런게 없는게 문제 단 한번이라도 실패한 적이 없는건 그건 안 넣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성장과정은 넣어줘야 관객들도 얼마나 성장했는가 알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게 없다면 "얘는 애당초 이만큼 강했는데 그럼 강했으면서 일부러 보여주지 않은 건가?" 식으로 반응할 수도 있는 문제다.] 또한, 프로파간다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구성하는 건 고대 제정일치 신화에서 잘 나타나는 특징이다. 고대 재정일치 사회의 “신성”이라는 것은 곧 지배 계층의 정당성과 연관 되었기 때문에, 정권과 연관되는 신과 영웅의 이야기는 신과 영웅의 위용을 자랑하기 마련이고, 이야기의 개연성은 부차적인 문제가 되어 버린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그들 식으로 해석한 정치적 올바름을 위한답시고 이야기 개연성과 설정을 희생시킨 라스트 제다이가 한 일은 탈영웅서사가 아니라 그냥 고대 신화 수준으로 추락했다는 것이다. 제다이들, 스카이워커 가문에다 대고 탈신화화를 내밀었지만, 오히려 더 심하고 강력해진 신화화의 이야기였을 따름이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물론, 고대 신화 자체가 무조건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당대 시대 상황으로 감안하면 '고전'이기 때문에 충분한 가치가 있고, 원전으로서 수많은 변형과 재해석의 기본이 되어 준다. 그러나, 그런 프로파간다 우선적이며, 오히려 강화된 영웅서사로 나와서 아예 고대신화로 회귀해 버린 듯한 라스트 제다이는 바로 2017년 개봉작이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